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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후기/영화

82년생 김지영, 어딘가에 있을 여성의 삶을 그린 영화

by 부지런한오디 2022.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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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 82년생 김지영 (KIM JI-YOUNG, BORN 1982)
  • 개봉 : 2019년 10월 23일
  • 장르 : 드라마
  • 감독 : 김도영
  • 출연 : 정유미(지영), 공유(대현)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빙의하는 지영

지영이는 전업주부다. 아이를 키우느라, 회사에서 돌아온 남편 대현이에게 저녁을 차려주느라 정신이 없다. 지영이는 정신적으로 병이 있지만, 본인은 모른다. 대현이는 이를 일고 있지만, 지영이가 상처받을까 말하지 못한다. 그렇기에 명절에 집에서 쉬자고 하지만 시어머니에게 혼난다며 안된다고 한다. 명절날, 지영이는 새벽부터 일을 했다. 친정에 갈 시간이 되어 기뻐하지만, 갑자기 시누이가 집에 온다. 시누이가 시댁에서 일하고 와 힘들다며 시어머니는 며느리 지영이에게만 집안일을 시킨다. 그런데 갑자기 지영이가 앞치마를 벗더니 지영이의 친정어머니가 된 것처럼 말을 한다. ‘사부인, 제 딸 좀 집에 보내주세요. 저도 제 딸이 보고 싶어요. 사돈, 저도 제 딸이 귀해요.’ 대현이는 회사 동료 이야기를 하며 산후우울증이 있을 수도 있으니 지영에게도 정신과를 가보라고 권유한다.

여성이라 차별받아온 지영의 삶

지영과 언니 은영은 아들 지석만 예쁨 받는 집안에서 자랐다. 친할머니는 손자에게만 사탕을 주고, 아버지는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서 아들에게만 만년필을 선물한다. 아이를 낳기 전, 지영이는 회사원이었다. 실력이 있음에도 출산을 해야 하는 여자라 원하는 팀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결혼 후, 아이를 낳고도 회사 선배였던 김 팀장처럼 일을 잘할 거라 믿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지영이는 다시 일이 하고 싶다. 하지만 경력 단절 때문에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볼까 대현이에게 말해보지만 아픈 지영이가 걱정되어 힘든 일을 왜 하냐며 더러 화를 낸다. 그날 밤, 속이 상한 지영이는 선배 승연이로 빙의한다. 대현이는 다시 또 정신과를 권유하고, 지영이는 드디어 정신과에 가게 된다. 하지만 검사비만 35만 원이라는 말에 그냥 병원을 나온다.
과거 지영이는 학원에서 돌아오던 길, 남학생에게 성추행을 당할 뻔했다. 버스를 같이 탄 아주머니가 구해주셨지만, 아버지는 오히려 복장을 단정히 하고 아무에게나 웃어주지 말라고 한다. 항상 조심하고, 바위가 굴러오는데 피하지 못하면 못 피한 사람 잘못이라고 나무란다.

지영이도, 엄마도 누군가의 딸

지영이는 이전 회사에서의 롤 모델이었던 김 팀장을 만난다. 김 팀장이 회사를 나와 새로운 회사를 차린다는 소식을 듣고, 용기 내어 연락을 한 것이다. 김 팀장은 흔쾌히 수락한다. 지영이는 다시 복직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해하고, 대현이는 가족을 위해 육아 휴직을 하려 한다. 시어머니는 대현이가 육아 휴직을 한다는 말을 듣고 자신의 아들 앞길을 망친다며 화를 낸다. 그리고 지영이의 친정어머니께 지영이가 제정신이 아니라며 빙의한다는 사실을 말한다. 놀란 마음에 어머니는 지영이의 집으로 달려온다. 어머니는 지영이에게 자신이 아이를 돌봐줄 테니 일을 하라 말하고 집을 나서려 한다. 그때, 지영이는 또 다른 사람이 되어 말한다. ‘미숙아, 너무 착한 내 딸. 너 손 다쳤을 때 안아주지도 못하고 고맙다는 말도 못 했다. 미안하다. 지영이 힘들어도 다 알아서 할 거야…’ 지영이가 외할머니로 빙의한 것이다. 어머니는 지영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울먹인다.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와 생각에 잠겨있다. 그때, 아버지는 아들을 먹일 한약을 들고 집에 들어온다. 어머니는 화를 내며 눈물을 쏟는다. 아들만 아끼다 딸이 아프게 됐다며 화를 낸다. 모든 것을 알게 된 아버지는 지영이의 보약도 주문한다.

자신을 찾아가는 김지영

지영이는 대현이에게 자기가 일하게 되는 게 싫은 거 아니냐며 화를 낸다. 대현은 결국 영상을 보여주며 지영이가 다른 사람처럼 빙의를 한다는 사실을 말한다. 지영이는 처음에 당황했지만, 뭐부터 해야 하냐며 대현에게 고생했다며 다독여준다. 대현은 자신과 결혼해서, 자신 때문에 아픈 거 같아 미안하다고 말하며 오열한다.
지영이는 용기를 얻어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 치료를 받기 위해 복직은 하지 않기로 한다. 지영이는 이제 만년필로 글을 쓴다.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예전에는 참았지만 이제는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에게 자기에 대해 뭘 아냐며 맞대응을 한다. 시간이 흘러, 대현이 딸을 돌보는 모습이 나온다. 지영이는 잡지를 열어 자신이 쓴 글을 확인하며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타자기를 두드리는 지영이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우리 옆 어딘가에 있을 김지영

82년생 김지영은 조남주 작가의 소설이 원작이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엄청난 이슈였다. 여성이 받는 차별을 다룬 영화인 만큼 페미니스트 영화라는 평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영화를 본 후 느낀 점은 전혀 과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화는 페미니즘을 강조하거나, 남성에 대한 혐오를 말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 옆 어딘가에 있을 김지영과 우리 세대보다 더 희생을 강요받아 온 어머니 세대의 삶을 그릴 뿐이다. 영화에 반영된 사회 문제 또한 기사에서 한 번쯤 접해봤을 내용들이다. 단톡방으로 야한 사진을 공유하는 것, 여자 화장실에 설치된 몰래카메라, 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은 전혀 낯설지 않다. 영화가 과장되었다기보다는 우리 옆 어딘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정도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물론 점차 남성들은 영화에서 말하는 소위 ‘신식 남편’이 되어 가고 있고, 여성의 경력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의 제도도 개선되고 있다. 우리 사회는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변화되고 있다. 이 영화는 어딘가에서 살아가고 있을 김지영들에게 희망을 주는 영화이다. 여성이라 차별받고 힘들어하는 분들이 이 영화로 용기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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